한국 주부에게 찌개와 국을 끓이는 냄비는 너무나 소중하다.
냄비 하나로도 할 수 있는 게 너무나 많다. 국과 찌개만 끓이는 것이 아니라, 냄비밥도 할 수 있고,
튀김도 할 수 있고, 조림을 하거나 찜을 할 수도 있다. 물론 부침개도 부칠 수 있다.
특히 내가 아끼는 냄비라면 다른 냄비보다 손에 익어서 더욱 자주 사용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가장 자주 쓰는 18cm나 20cm 지름의 스테인레스 스틸 냄비를 고를 때는 값보다는 품질을 보고 고른다.
그래야 더 오래 사용할 수 있고, 그만큼 실용적이기 때문이다.
괜찮은 스텐냄비는 태워먹지 않고 관리만 잘 하면 20년은 충분히 쓸 수 있다.
이런 냄비에 돈을 아껴서 싸구려 스텐 재질에 두께가 얇은 냄비를 구매하면, 냄비가 빨리 타고 그을음이 끼어서 1년도 안 되어 갈아치워야 한다.
좋은 재질로 만들어 견고하고 튼튼하다는 장점에다 아름다운 디자인이라는 요소가 더해지면 그 냄비는 맘 잘 통하는 주방의 동반자가 되어서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싸들고 다니게 된다. 나에게는 이 가드니아 냄비가 그렇다.
사실 나에게는 거의 20년째 사용하는 7중 바닥의 스텐냄비가 있었는데,
미국에 갈 때도 들고 가서 11년을 사용하다가 다시 한국에 가져와서도 사용중이다.
정신이 없어서 몇 번이나 태워먹고도, 철수세미로 닦으면 깨끗하게 닦여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길 몇 번이나 반복했다.
그런데 20년이나 사용하다보니 이제 손잡이의 플라스틱 부분과 냄비 본체의 결합부분이 헐거워지면서 약간 덜컹거린다.
아직도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더 오래 사용하고 싶어서 새 냄비를 구입하기로 했다.
새 냄비에게 자주 일을 시키고, 아끼는 7중 바닥 냄비는 덜 자주 사용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선택한 새 냄비가 락앤락 가드니아 냄비였다.
가드니아 냄비는 냄비가 이렇게 아름다워도 되나 싶게 아름다운 외관을 갖추었다.
22cm, 24cm 냄비와 겹치면 손잡이들이 겹쳐지면서 더욱 꽃 같은 모양을 이룬다.
한국말로 번역하면 '치자꽃'인 가드니아 꽃은 사실 노란색이 아니라 노란색이 도는 흰색이지만,
꽃 모양을 냄비 디자인에 차용하고 이름도 꽃이름도 지은 것이 독특했다.
그리고 내부의 스텐레스 스틸이 포스코 포항공장에서 만든 프리미엄 304 스텐레스 스틸이라고 했다.
육안으로 보면 고급스러운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오는 스텐레스 스틸이고, 안쪽에 눈금도 있어서 물 맞추기가 쉽다.
무엇보다 냄비가 통3중으로 되어 있어서 도톰하고 열전도율이 좋다고 한다.
제일 안쪽이 스텐이고 그 다음은 알루미늄, 바깥에 다시 스텐이며, 제일 바깥쪽에는 노란색 세라믹 코팅을 했다.
알루미늄이 중간에 들어가면 열전도율이 높아지면서 무게는 가벼워지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이 냄비가 너무 무겁지 않은 게 마음에 들었다.
또 냄비 가장자리가 바깥으로 말려 있어서 손잡이를 잡고 국물을 접시에 따를 때 국물이 냄비 바닥쪽으로 타고 흘러내릴 염려가 없다.
손잡이가 넉넉한 공간을 이루면서 바깥쪽으로 나와 있어서 맨손으로 잡아도 뜨겁지가 않고, 주방장갑을 낀 손으로 손잡이를 잡기에도 편리하다.
한 가지 걱정은, 냄비 바깥의 세라믹 코팅 때문에 쉽게 그을음이 생기거나 벗겨지면 어쩌나 하는 점이었는데,
6개월 이상 사용해보니 의외로 그을음이 생기지 않는 편이다.
코팅도 매끈하고 반짝거린다. 그만큼 강도가 높다는 뜻이다.
색깔이 밝은 노랑이다보니 가스렌지 위나 식탁 위에 놓여 있는 걸 보면 괜히 봄날의 개나리를 보듯이 기분도 밝아진다.
그리고 금속으로 되어서 윤이 나는 뚜껑의 노브가 특히 아름답다.
게다가 가스레인지 뿐만 아니라, 인덕션, 전기레인지에서도 사용 가능하고, 식기세척기에도 넣을 수 있다.
단점은 가격이 좀 비싸다는 건데, 할인 행사 때 구입해서 만족도가 높았다. 요즘은 할인율이 더 올라갔지만 말이다.
그리고 냄비 뚜껑도 볼록하게 솟아있어서, 내부에서 열순환이 잘 되어서 국이 더 빨리 끓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것까지는 시간을 안 재어 봐서 잘 모르겠지만, 예뻐서 그런지 뭘 만들어도 맛있다.
손잡이에도 플라스틱이 없고 금속으로만 되어 있어서 너무 마음에 든다.
플라스틱은 오래 가열하면 왠지 플라스틱 가열된 냄새 같은 게 나기 때문이다.
너무 예쁘다는 것말고는 단점을 찾기 어려운 냄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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